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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술을 재조명한다

케이탑 2009. 2. 12. 08:28

바이오기술을 재조명한다
홍정기 | 2008.04.28

바이오기술의 산업화 속도 및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 혁신기술로서 바이오기술의 잠재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오기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판단은 성급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산업은 현재 성장 초기 단계로서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버블기의 지나친 기대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간과한 결과로 판단된다. 오히려 바이오산업은 이제 본격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연료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환경 변화는 바이오기술을 새롭게 평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바이오기술은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바이오산업은 식량, 에너지, 환경,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술 융합화가 진전되면서 바이오기술의 파급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양한 사업 기회가 창출되는 한편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치밀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들은 보다 광범위한 기술기반에 대한 이해와 함께 새로운 기술기반 활용을 위한 적극적 대응을 요구받고 있다.

 

< 목 차 >

 
Ⅰ. 바이오산업의 현 주소 
Ⅱ. 새롭게 주목받는 바이오기술 
Ⅲ. 바이오기술의 발전 전망 
Ⅳ. 맺음말

 

 

Ⅰ. 바이오산업의 현 주소

 

 
거품의 형성과 붕괴

 
1998년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저서 ‘바이오기술 시대(The Biotech Century)’에서 21세기는 바이오기술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향후 25년 간 우리의 생활양식은 과거 200년 간 겪었던 변화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할 것이며, 2025년 우리와 우리 후세들은 현재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비단 제레미 리프킨만이 아니었다. 새 천년(New Millenium)을 코앞에 둔 1990년대 말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산업시대 또는 정보기술 시대의 종언을 예고하며, 바이오기술 시대로의 전환을 경쟁적으로 선포하였다.

 
과열이라고 해도 좋을 이러한 현상의 핵심에는 인간 지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있었다. 인간의 유전 정보 규명을 통해 생명의 신비를 밝혀내겠다는 야심찬 이 프로젝트는 각국의 치열한 경쟁과 함께 완성되기도 전에 상업화 경쟁을 불러일으킨다.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생물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변환시키거나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은 일반 투자가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1999년에서 2000년 사이 바이오기술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폭등했고, 막대한 자금이 바이오산업으로 유입되기 시작하였다. 2000년 미국 바이오기술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약 320억 달러에 달해, 1998년 30억 달러, 1999년 90억 달러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열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윤리 논쟁과 함께 수익모델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인식의 확산으로 2001년 이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하락하였고, 자금조달 규모도 예년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양호한 성장, 그러나 기대에는 미달

 
Earnst & Young에 의하면 2006년 세계 바이오산업 전체 매출(상장기업 기준)은 735억 달러로 전년대비 14% 성장하였다. 전체 규모가 3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2000년부터 따져보면 불과 6년 사이 2.5배로 성장한 셈이다. 나쁘지 않은 실적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1995년에서 2006년 사이 바이오기술 기업들의 총수입은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시가총액은 무려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1> 참조). 버블기를 제외한다면 외견상으로 양호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바이오산업의 성적표는 그리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같은 혁신기술 산업인 IT산업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먼저 미국에 편중된 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규모 확대가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세계 바이오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기준으로 매출은 75%, R&D 지출은 83%에 이른다. 자금조달도 미국에 집중되어, 2006년 미국 시장에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 데 비해, EU 지역에는 그것의 약 30% 수준인 59억 달러의 자금이 투입되었다. 다른 지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일본경제신문사가 조사한 업종별 벤처캐피탈 투자 현황에 따르면 2006년 전체 투자액은 4,131억 엔으로 과거 최고치에 근접한 반면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는 174억 엔으로 2005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기업공개는 1개 사에 그쳤으며, 기존 상장기업의 주가도 저조한 수준이었다.

 
다음으로 의약·의료 분야에 치중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Amgen, Genentech, Gilead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 대부분이 바이오의약 기업들이다. 최근 들어 농업, 식품, 에너지 등으로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비중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혁신기술이 타 산업에의 파급효과가 큰 기반기술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이다.

 
바이오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바이오기술의 산업화가 기대보다 저조하다면, 자연스럽게 혁신기술로서 바이오기술의 잠재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즉 바이오기술이 IT와 같은 산업 전반의 기반기술이 아닌 의약·의료, 넓게 보더라도 라이프 사이언스(의약, 농업, 식품 분야 포괄)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술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답하기 전에 먼저 바이오기술의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혁신기술이라 해도 유형 및 특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2>에 의하면 바이오기술은 전형적인 과학주도형 기술에 속한다. 바이오기술은 개인의 창의성을 기반으로 신발견에 중점을 두며, 신발견에 대한 대가는 특허로 주어진다.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장기간(일반적으로 15∼20년) 배타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기초 연구의 성격이 강해 오랜 시간과 대규모 비용이 소요된다. 바이오기술의 바로 이러한 성격이 일반 기업들의 관심이나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로 바이오기술은 수요대체형 성격이 강하다. 기존 제품이나 기술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기 전에는 획기적인 수요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바이오기술의 개발에 성공하고도 경제성 확보의 어려움으로 사업화 문턱에서 좌절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전자산업이나 IT산업은 수요창조형 성격이 강하다. TV, 컴퓨터, 휴대폰 등은 고객의 미충족 니즈를 기반으로 폭발적 수요를 창출해낸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바이오기술은 규제형 산업이다. 바이오기술은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를 다룬다는 점에서 건강이나 안전, 더 나아가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유전자조작 식품(Genetically Modified Foods), 줄기세포(Stem Cell) 등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진행형으로 상업화를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말해 바이오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바이오산업의 실적 자체가 저조한 것이 아니라, 애초의 기대수준이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기술의 파괴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바이오기술의 특성 상 이를 상업적인 기술이나 제품으로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한 시간과 노력이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Ⅱ. 새롭게 주목받는 바이오기술

 

 
바이오기술에 길을 묻다

 
1982년 유전자재조합 인슐린의 등장을 시작으로 현대적 의미의 바이오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 중반에는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상업화가 시작되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였다. 한편 1990년 이후 유전 정보 해독이 진전되면서 바이오산업의 기술기반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분자 수준에서 생체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다양한 분야에의 응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바이오산업의 기술 발전에 따라 응용 영역이 확대되었지만 지금까지는 수요 환경 조성 지연으로 바이오산업의 성장이 당초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되어 온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환경 변화는 향후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환경 변화에 강한 농작물 개발 등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지구온난화 규제의 본격적인 시행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친환경 제품의 수요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일 치솟는 유가가 바이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극적이다. 유가가 급등하는 만큼 바이오연료의 개발 및 이용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인구구조의 변화 역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이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해결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이러한 거대 문제를 바이오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든 문제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은 바이오기술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적어도 바이오기술이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그림 3> 참조). 

     
바이오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각국은 정부 차원의 바이오기술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바이오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2006년 기준 296억 달러로 3대 혁신기술(IT, NT, BT)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8%에 달한다. 일본의 경우는 47억 달러로 전체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식량 문제 해결과 바이오기술 산업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신흥 개도국들 또한 바이오기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중국은 2006년 과학기술발전계획에서 바이오기술 관련 R&D 투자를 2005년 300억 달러에서 2020년 1,130억 달러로 증액시킬 것을 명시하였다. 1986년 바이오기술부(Department of Biotechnology)를 신설할 정도로 바이오기술 육성에 적극적인 인도는 10차 5개년 계획(2002∼2006년) 중 전체 R&D 예산의 약 절반인 12억 달러를 바이오기술에 투자한 데 이어 11차 계획 기간(2007∼2011년)에는 그 금액의 4.5배인 약 54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바이오연료의 개발 동향 및 전망

 
앞서 설명한대로 유가의 급등과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연료 사용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바이오연료 개발 경쟁은 농산물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기까지 하다(LG 비즈니스 인사이트 984호,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과 전망” 참조). 현재 산업화가 가장 활발한 바이오연료 개발 동향과 향후 전망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바이오에탄올(주로 휘발유와 혼합하여 사용), 바이오디젤(주로 경유와 혼합하여 사용) 등 바이오연료의 사용이 지금까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컨대 브라질은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위기를 겪은 이후 연료용 에탄올을 국산화하기로 결정하고 가솔린에 대한 바이오에탄올 혼합을 의무화하였다. 바이오에탄올 혼합 의무화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2007년 7월 현재 25%(E25)에 달한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의 가격 정책에 따라 바이오에탄올을 100%(E100·가격은 E25의 절반 이하) 사용하는 소위 ‘플렉스 차량’이 급속히 늘고 있다. 2007년 상반기 신차 판매대수(110만 대)의 약 80%를 플렉스 차량이 점하고 있다. 브라질이 이러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탕수수라는 경제성이 뛰어난 작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사탕수수 기반 바이오에탄올은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충분한 경제성을 유지할 정도이다.

 
그러나 유가가 급등하면서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바이오에탄올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2007년 연두교서에서 10년 후인 2017년까지 가솔린 소비량을 20% 삭감한다는 소위 ‘Twenty in Ten’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중 5%는 자동차의 연비 향상을 통해 해결하고, 나머지 15%는 바이오연료(연간 약 1억 3,000만 킬로리터 필요 예상)의 확보를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EU는 2003년 5월 발표된 ‘바이오연료에 관한 지령’에서 수송용 연료(휘발유와 경유 포함) 중 바이오연료의 사용 비율 목표를 2005년 2%, 2010년 5.75%로 설정하였다. 이어 2007년 3월 개최된 EU 정상회의에서는 2020년까지 이러한 목표를 10%로 상향 조정한다는 데 합의하였다.

 
한편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9일에는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이 바이오연료 생산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하였다. 현재 바이오연료의 원료로는 옥수수, 콩, 밀 등 주로 곡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이오연료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작물 재배 면적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바이오연료 확대는 결과적으로 식용 곡물 생산을 줄여 곡물 가격은 물론 축산물 가격 등 전반적인 식료품 가격 상승을 초래하게 된다.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다. 바이오연료용 작물 재배 확대에 따른 삼림 파괴로 온실가스 흡수원이 줄어들 수 있으며, 농약과 비료의 사용 확대에 따른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도 공감하고 있으며, 기술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결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바이오연료용 전용 작물의 개발이다. 미국 에너지성 산하 조인트게놈연구소는 지난 1월 콩 게놈의 해독 데이터를 공개했다. 콩은 현재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유전자 정보가 해독될 경우 형질 제어를 통해 에너지 전환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셀룰로스계(볏짚, 옥수수대 등의 곡물 폐기물, 폐목재, 잡초 등)를 비롯한 비식용 작물을 사용한 바이오연료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이 역시 가장 적극적으로 향후 3년 간 셀룰로스계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제조 프로세스 개발, 바이오연료는 물론 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바이오 정제설비 상업화 프로젝트, 에탄올 정제용 미생물 개발 등에 총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MIT는 ‘2008년 10대 유망기술’ 중 하나로 셀룰로스 분해효소 개발을 선정한 바 있다. MIT는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첨단기술 중 5년 이후 경제·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기술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결국 바이오연료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셀룰로스계 자원의 이용이 필수적이며, 그 중에서도 핵심은 분해효소의 설계와 관련된 바이오기술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바이오연료가 화석연료의 대체원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지, 아니면 고유가 시대의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열쇠는 기술 혁신을 주도할 바이오기술이 쥐고 있다.  

 

 
Ⅲ. 바이오기술의 발전 전망

 

 
바이오연료 이외에 현재 기술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친환경 바이오제품과 헬스케어 분야를 들 수 있다. 양 분야의 대표적인 제품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개발 동향 및 전망을 살펴본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바이오기술의 역량과 파급효과를 한 단계 격상시켜 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융합화 동향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친환경 바이오제품의 개발 가속

 
현재 기업들의 참여가 가장 활발하고 상업화가 임박한 제품으로는 단연 바이오플라스틱을 꼽을 수 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개발이 이루어져 왔으나 지나치게 높은 생산비용과 저조한 수요로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술 개발 및 유가 상승에 따라 제품 경쟁력이 보강되고, 환경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물량이 부족한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이오플라스틱의 선두주자인 듀퐁은 영국의 제당기업인 Tate & Lyle과 합작으로 미국 테네시주에 옥수수 기반 프로판디올 공장을 건설했다. 연간 생산능력은 4만 5,400톤으로 2006년 11월 공급을 시작했다. 프로판디올은 폴리에스테르 이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 세제 등 다양한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다. 듀퐁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설비 증설을 통해 바이오 프로판디올과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2012년 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듀퐁의 계획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바이오플라스틱(Bio Material)을 시작으로 바이오연료(Bio Fuel), 바이오정밀화학제품(Bio Specialty), 바이오의료재료(Bio Medical)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그림 4> 참조). 이미 참여하고 있는 유전자조작 종자 사업과 현재 미국 에너지부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인 바이오정제설비 프로젝트까지 고려할 경우 듀퐁은 식물 원료에서 다양한 최종 제품까지 완벽하게 수직계열화된 바이오사업 체계를 구축하게 될 전망이다.

 
참여 기업들의 설비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도 경제성 확보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우케미컬은 브라질의 에탄올 생산 최대기업인 크리스탈 세부와 합작기업을 설립했으며, 2011년 가동을 목표로 공장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탕수수로부터 추출한 에탄올을 원료로 우선 에틸렌을 만들고, 이를 통해 합성수지 제품인 폴리에틸렌을 생산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연산 35만 톤으로 식물기반 폴리에틸렌 제조설비로는 세계 최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옥수수 기반 폴리유산을 생산 중인 미국의 NatureWorks(세계 최대 곡물기업인 카길과 일본 데이진의 합작기업)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2009년까지 현재의 2배 규모인 14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데이진은 이와 별도로 PET 대체를 목표로 고내열성/고투명성 바이오플라스틱을 개발, 금년 중 수백 톤 규모로 상업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 미국의 곡물기업인 아처 다니엘 미들랜드(메타볼릭스와 합작)의 옥수수 기반 연산 5만 톤 설비가 금년 중 가동에 들어가는 등 신규 참여도 활발해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고부가가치 의약품이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효모나 대장균 등 주요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 해독이 완료되는 등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생물 공정은 화학합성 공정에 비해 공정이 단순하고, 에너지 소모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비용 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주도하에 2006년부터 ‘미생물 기능을 활용한 고도 제조기반 기술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골다공증 치료제 등 고가의 의약품은 물론 식품이나 미용 제품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기능성 고분자, 방향족 화합물 등 복잡한 화학제품 원료를 만드는 미생물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상업 생산에 대비하여 그 동안 미생물 공정의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느린 합성속도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될 전망이다.  

 
고령화에 대응한 헬스케어 기술 개발 확산

 
‘먹기만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쌀.’ 이러한 제품을 개발해 내기만 한다면 히트상품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일본 동경대와 동북농업연구센터는 실제로 유전자조작을 통한 치매 예방 쌀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마우스를 활용한 동물실험은 마친 상태로 현재는 일정량의 백신을 함유하는 쌀의 안정적 생산, 적정 섭취량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2차 동물실험을 통과하면 의약기업과의 공동연구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고령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시도는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최근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연구의 주제도 고령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본의 의약기업인 에자이는 점착테이프 기술과 피부 흡수형 DDS에 강점을 지닌 니토덴코와 공동으로 패치제 형태의 약 개발에 나섰다. 대상은 대형 치매 치료제인 ‘아리셉트’다. 치매 환자의 경우 대부분이 고령자로 음식을 삼킬 힘이 부족하거나, 먹는 약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보다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의 약이 필요했다. 에자이는 2010년까지 신형 아리셉트의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바르는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필름의 표면 처리용 원료인 젤라틴과 나노기술을 활용하여, 약 성분을 피부에 서서히 침투시키는 방식이다. 후지필름은 5년 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네덜란드에 젤라틴 제조 시설도 구축하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재생의료 연구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줄기세포를 둘러싼 논쟁으로 상업화가 지연되고 있으나, 개발될 경우 난치병은 물론 퇴행성 관절염, 심장병 등 만성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연구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영국과 같은 나라는 더 나아가 향후 10년 내에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세계적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결국 시간이 걸리겠지만 충분한 논의와 과학적 연구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형 의료·의약 기업들이 개발 중인 다수의 기술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재생의료 분야의 잠재력과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줄기세포와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 분야를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배아줄기세포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상업화를 위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3년 재생의료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술융합화 본격화

 
바이오기술은 지금까지 유전자조작 기술을 바탕으로 의약·의료, 농업, 식품,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창출해왔다. 그러나 바이오기술이 추가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IT, NT 등 타 혁신기술과의 융합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인간게놈프로젝트 완성 등 지금까지 바이오기술의 진전에 있어서도 IT기술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바이오기술과 IT기술과의 대표적 융합기술로는 바이오칩과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분야 등이 있으며, 바이오기술과 NT기술과의 융합영역은 앞서 설명한 약물전달시스템, 나노바이오소재 등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재료기술과의 융합영역에서는 바이오세라믹, 바이오메디컬 폴리머 등 생체 적합 재료가 부상하고 있다.

 
융합기술의 대부분 제품은 성장 초기 단계로 급속히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이나, 높은 기술수준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이 요구되는 까닭에 구미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응해 일본에서는 관련기업들이 공동으로 사업화에 나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예컨대 도시바, 도레이, 캐논, 미쓰비시레이온 등 바이오칩 관련 12개 기업 및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단용 시장 등 바이오칩의 용도를 개척하고 정부에 대해 지원사항을 요청하는 등 자국 제품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융합기술의 영역이 점점 더 넓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결국 장기적으로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은 융합기술 분야의 경쟁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기술융합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 향후 바이오산업의 강자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Ⅳ. 맺음말

 

 
IT산업의 성숙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바이오기술이 새로운 혁신의 원천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이오기술의 파괴력은 유전자조작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의 파급이 예상된다. IT기술이 그러했듯이 장기적으로는 모든 기업이 바이오기술 기반을 활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바이오연료 개발 붐은 바이오기술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외부 환경 변화로 산업 전반에서 바이오기술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바이오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의 저변 확대는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이것이 다시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선순환의 고리로 작용할 것이다.  

 
이제는 기업 입장에서도 바이오기술 기반 도입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오기술이 차별적 경쟁우위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연구개발은 물론 바이오기술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파트너십 구축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 참고문헌 >

 

 
제레미 리프킨 저, 전영택·전병기 역, 「바이오테크 시대」, 민음사,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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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kawashi Dakuma,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본격적 산업화를 향하여”, 「지적자산창조」 1999년 10월호, 노무라종합연구소(日文資料)

 
William K. Caesar et al., “Betting on Biofuels”, McKinsey Quarterly, 2007. No2

 
산업자원부, 2006년도 국내 바이오산업 통계, 2007.12

 
NEDO(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  「海外 Report」 각호(日文資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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