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검토/바이오에탄올,디젤

식물성분에서 가솔린을 뽑아낸다

케이탑 2008. 10. 6. 21:45

[뉴 테크놀로지] 식물 성분에서 가솔린·디젤 뽑아낸다
미국 위스콘신大 더메식 교수, '사이언스'에 곧 발표
버려지는 옥수수 대·껍질, 폐목재, 잡초 이용 바이오 에탄올처럼 식량위기 부를 우려 없어 공정 최적화안돼… 5~10년 더 걸려야 상용화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식물성분에서 추출한 바이오 가솔린(붉은색) 이 물 위에 떠올라 있다.

지구온난화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연료가 각광을 받고 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만드는 바이오 연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는 가솔린이나 디젤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최근 식물 성분을 바로 가솔린과 디젤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성 당에서 산소 떼 내 가솔린으로

바이오 연료는 바이오 에탄올이 대표적이다.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미생물로 발효시키면 부산물로 알코올의 일종인 에탄올이 나온다. 이것을 가솔린과 섞어 자동차 연료로 쓰는 것이다. 하지만 바이오 에탄올은 단위 부피당 에너지가 가솔린의 30~40%에 불과하다. 연료를 넣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자주 차를 세워야만 한다는 얘기다.

▲ 미 비런트사의 바이오 가솔린 제조 공정./Virent Energy Systems 제공

게다가 에탄올은 가솔린과 달리 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할 수가 없다. 수송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이거나 물이 함유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주유 인프라가 구축돼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위스콘신대의 제임스 더메식(Dumesic) 교수는 식물 성분에서 에탄올이 아닌 가솔린이나 디젤을 바로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 지난달 18일 '사이언스'지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정식 논문은 이달 18일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른바 '바이오 가솔린' 제조공정의 핵심은 식물에 포함된 산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식물에 들어있는 당이나 탄수화물은 탄소와 수소, 산소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탄소와 산소는 같은 비율로 함유돼 있다. 반면 가솔린을 이루는 옥탄(octane)이나 디젤의 세탄(cetane)은 탄소와 수소가 고리 구조로 이뤄져 있다.

연구진은 식물성분을 물에 녹여 곤죽 상태로 만들었다. 여기에 화학반응을 촉진시키는 촉매를 넣어 물 위에 식물성 기름층이 떠오르게 했다. 이 기름은 식물의 당이 가진 에너지의 90%를 갖고 있으며, 가솔린이나 디젤이 되기 직전의 성분들이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다시 다른 촉매를 집어넣어 이 기름을 탄소와 수소가 고리를 이룬 가솔린과 디젤 형태로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식물의 당이나 탄수화물에 포함돼 있는 산소는 대부분 제거된다.

미 정부 투자로 상용화시기 빨라질 수도

바이오 가솔린은 에너지 효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원료로서도 바이오 에탄올보다 장점이 많다. 바이오 에탄올은 원료인 옥수수 가격을 급등시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옥수수는 사람이 먹는 식량이어서 바이오 에탄올이 식량 위기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반면 바이오 가솔린은 버려지는 옥수수 대나 껍질, 폐목재, 잡초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없다. 또한 가공 과정 중간 단계의 기름 성분 안에는 가정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로판이나 부탄 등 석유화학산업에서 많이 쓰이는 유용한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아직 문제점도 적지 않다. 더메식 교수팀은 식물에서 이론상 뽑아낼 수 있는 가솔린의 40%를 만드는 데 그쳤다. 아직 공정이 최적화되지 못했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가솔린이 상용화되려면 5~10년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성과 국립과학재단(NSF)이 바이오 가솔린 연구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 상용화가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메식 교수의 제자였던 앰허스트 매사추세츠대의 조지 허버(Huber) 박사도 지난 4월 폐목재에 포함된 섬유소인 셀룰로오스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 가솔린으로 만드는 공정을 개발해 발표한 바 있다.

또 NSF의 지원을 받고 있는 비런트 에너지 시스템(Virent Energy Systems)사 역시 지난달 9일 미 아이오와대에서 개최된 학회에서 식물의 당 성분을 가솔린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비런트사는 최근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셸(Shell)사와 바이오가솔린 공동개발협약을 맺기도 했다.


 

입력 : 2008.10.02 03:26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