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검토/가스

2001년 日 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

케이탑 2009. 1. 2. 14:14

[기획] 2001년 日 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
반도체 경기침체로 日本 특수가스 산업구조 전면 재편

 

i가스저널 webmaster@igasnet.com

 

딜러 배제한 직거래 정착…수요처 재고파악 철저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 및 전자산업 시장을 강타한 심각한 슬럼프로 인해 일본내 특수가스 시장 또한 수요, 공급, 배송 등 모든 분야에서 과거 어떠한 시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변화가 초래됐다.

산업용가스업계의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이들 업계에서 생산설비의 가동이 잠정 중단되거나 감산 결정이 내려졌고 생산품목을 변경하는 경우까지 발생, 가스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보다 1년전인 2000년 9월~10월경에만 해도 일본내 반도체.전자 산업은 인류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그 어떤 산업보다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으며 수요량과 시장규모에서 엄청난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의 반도체.전자 산업은 2000년과 비교해 무려 50%의 시장축소가 나타났고 이같은 감소율은 지난 30여년간의 역사에서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최악의 것이었다.


[2001년 일본 특수가스 시장 동향]

이러한 수요감소와 시장축소는 반도체.전자업체들을 가격인하와 비용절감이라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고 결국 산업용가스 산업구조에도 큰 변혁을 가져오는 결과는 낳게됐다.

실제로 그동안 일본내 산업체들은 관행적으로 제조업체보다는 딜러(dealer)를 통해 특수가스를 구매해왔었지만 지난해이후 딜러들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었다.

NEC社와 히타치社의 조인트벤처인 Elpida Memory社의 경우에서처럼 비용절감을 위해 중간상인을 거치기 보다 산업용가스 제조업체와 직접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급격히 도입됐기 때문이다.

또한 설비 도입시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되었던 경쟁입찰시스템이 특수가스 등 산업용가스에 까지 확대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특히 이와 동일한 맥락에서 특수가스 수요처들은 과거에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핵심 계약조건이었던 순도(純度)와 품질에서조차 한 차원 낮은 제품들을 선호하기도 했으며 내부연마 처리된 고품질의 특수가스용 실린더가 아닌 일반 산업용가스 실린더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같은 수요처들의 요구에 순응하기 위해 일본산소社와 Taiyo Toyo 산소社는 지난 4월 전격적으로 양사의 특수가스 사업을 합병키로 결정, 50:50의 동일지분을 보유한 조인트벤처인 'Japan Fine Products(JFP)社'를 설립해 운영중에 있다.

이들은 비지니스의 통합을 통해 단일생산 체제를 구축, 배송의 합리화를 꾀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일본내 제1위와 제3위 특수가스제조업체의 통합은 특수가스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더욱이 특수가스시장에 위기가 오기전에는 가장 막강한 성장력을 과시했던 NF3에서 조차 관련제조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여타 특수가스로 눈을 돌려야만 했고 생산량의 감산도 잇따랐다.

비록 1년여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특수가스업체들에게 있어 지난 2001년은 과거 30여년간 겪었었던 변화를 일시에 온몸으로 감내해야했던 암울한 시기였다.


[2000년 대비 생산량 50% 감소]

지난 30여년동안 일본 특수가스 시장은 전체시장규모와 생산량 모두에서 강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반도체시장의 침체가 나타났던 지난 92년, 98년에는 동반악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반도체시장이 지난해와 같이 20~30%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은 처음이며 이로인해 관련가스시장이 40~50%에 이르는 축소가 나타난 것도 최초이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반도체 및 TFT시장의 감소에 따른 것은 아니다.

지난 2000년 일본 산업용가스 및 특수가스 업체들은 무려 30개에 달하는 플랜트에 투자를 단행했고 2001년에 조차 20여개의 신규 플랜트가 일본에서 지어졌다.

이러한 경기호조와 투자확대는 2001년 봄에 이르르면서 끝을 모르고 고속성장을 거듭했던 IT(정보기술)산업이 심각한 슬럼프에 빠지면서 순식간에 모든 상황이 반전되어 버렸다.

반도체를 위시한 대다수 전자제품들의 수요가 하락했으며 그동안의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고스란히 과잉생산의 원흉으로 지목된 것이다.

결국 올해 4월이후 NEC, Tottori社 등을 필두로하여 신규플랜트와 규모를 확장한 플랜트들의 생산라인이 얼어붙거나 가동률 저하가 현실로 다가왔다.

모든 전문가들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산업용가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증가 전망도 사업계획서 등과 같은 문서상의 희망사항에 그치게된 셈이다.

이로인해 모든 가스제조업체 및 공급업체들은 앞다투어 새로운 시장전망을 수립하고 연간매출실적을 수정발표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그러나 토시바社의 플랜트가 지난해 9월경에 가동중단된 것처럼 신규라인과 달리 기존 생산라인의 경우에는 7월에 이르러서야 각사별로 수정된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플랜트들이 장기간의 여름휴가에 돌입, 가동률이 50% 수준으로 떨어졌던 8월부터 가스의 수요도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산업용가스 제조업체들은 소위 ‘8월의 위기설’에 모든 신경을 곧추세웠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8월의 위기'는 없었으며 '9월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9월결산법인들의 연간실적에 8월의 장기휴가의 여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9월경에 이르면 가스의 수요는 급격한 상승을 보여왔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 시기의 산업용가스 플랜트 가동율은 평균 50%수준으로 하락했고 몇몇 플랜트에서는 20%라는 극한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9월경 특수가스의 수요 또한 전년 동기대비 최대 55%의 수준에 머물렀다.

9월의 위기는 10월이 다가와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플랜트 가동률과 수요량 모두에 있어서 전년대비 50%대를 맴돌고 있었다.

이것이 11월에 이르면서 30% 수준으로 다소 완화되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관련 일본산소의 전자사업부 매니저인 Fumio Hara씨도 “지난해 9월과 10월은 전자특수가스 분야에 있어 바닥을 쳤던 시기”라고 회고한다.

소폭이나마 특수가스시장이 11월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것은 TFT-LCD 산업의 성장과 함께 수요처들의 특수가스 재고량이 점차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당시 일본 특수가스업계에서는 비록 상황이 예년수준으로 완전히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수요침체가 최저점에 이르렀으며 향후 조금씩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믿기에 충분한 호재가 됐다.


[과잉 재고도 최대 악재 작용]

지금 돌이켜보면 특수가스 수요의 급락에는 수요처내에 일정수준이상으로 저장되어 있는 재고량도 큰 원인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수요처들이 자체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비상시에 대비한 특수가스 재고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난 2000년 봄 전세계를 강타했던 NF3 파동이 효시이다.

당시 반도체 및 전자산업체들은 제조원가의 1%에도 미치지 않아 하찮게만 여겨왔던 NF3를 구하지 못해 제품생산 자체에 큰 차질을 빚었고 잇따라 상당량의 재고확보에 나섰었다.

이렇게 비축된 재고량은 2001년 위기가 닥치면서 경기침체 못지 않게 특수가스제조업체이 쉽게 극복할 수 없는 악재로 작용했는데 일반적으로 특수가스는 실린더 1~2병 단위로도 공급 가능한 제품이기 때문에 수요처들이 확보하고 있는 재고량만으로도 최소 2~3달정도는 별다른 차질 없이 버티기에 충분했던 것이다.

반면 대다수 특수가스와 달리 지난해에도 일본내 수요처들의 NF3 재고량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실제 파동의 주역이 되었었던 특수한 경력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이러한 경험은 일본 산업용가스 제조업체들이 주먹구구식의 재고관리에서 벗어나 수요처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을 원격지에서 컴퓨터로 철저히 파악하도록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예를들어 일본산소는 올해 4월경 특수가스의 공급체계를 완전 전산화한 별도의 '공급망 관리시스템(SCM)'을 구축, 일본내에서 유통중인 20만개에 달하는 특수가스 실린더들을 실시한 감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의 가동으로 일본산소는 자사의 특수가스 실린더가 현재 어느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수요처의 재고량을 거의 완벽하게 측정해 미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

다시말해 이제 일본 특수가스 제조업체들은 지난해와 같은 위기가 또다시 초래된다면 막연하게 수요처의 주문을 기달려야만 했던 과거와 달리 언제쯤 재고가 바닥날 것이며 신규수요가 발생할 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시점을 미리 알 수 있을 것이다.


[딜러 유통시스템의 붕괴]

이미 언급했던 바와같이 지난해 일본 특수가스 업계에 나타난 눈에띄는 변화중 하나는 딜러(dealer) 시스템의 붕괴 현상이다.

이는 일명 '엘피다 쇼크(Elpida shock)'로 일컬어지는데 NEC와 히타치社의 조인트벤처인 Elpida Memory社가 일본내에서 최초로 특수가스에 대한 경쟁입찰제도를 실시하면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Elpida Memory社는 NF3, 모노실란 등과 같은 특수가스의 구매를 총괄하고 있었는데 업계최초로 딜러가 아닌 실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구매계약을 위한 경쟁입찰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전까지만해도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특수가스 구매과정에는 경쟁입찰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개별업체와 직접 접촉해 공급가격, 공급규모, 공급기간 등의 세부조항을 협상한 끝에 계약을 체결해왔다.

이때 제조.생산업체가 아닌 무역업체나 공급업자들이 최일선에서 문지기(gate-keeper)로서 실질적인 협상을 주도해왔으며 공급업체의 선정은 주로 인간관계에 의해 결정되곤 했다.

예를들어 NEC社는 Toyoko Kagaku社와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해왔고 히타치-Tomoe Shokai社, 토시바-Ueki社 및 Suzuki Shokan社, 후지쯔-일본산소, 미쓰비시-Taiyo Toyo Sanso社 등 구매당사자는 거의 결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역업체.공급업자 등 딜러들은 수요처와 제조업체 사이에서 세부적인 계약조건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있었는데 각각 다른 조건을 가진 최소 10개소에서 최대 20개소에 달하는 산업용가스 제조플랜트들을 개별적으로 관리해야했다.

이로인해 하나의 수요처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종류의 특수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딜러들은 엄청난 량의 작업이 불가피했고 양사간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린더 하나를 교체하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일까지 포함한 방대한 부분에 관여해야했다.

일반적으로 수요처에서는 구매와 관련한 큰 틀만을 딜러에게 제시해주었고 구매량이나 구매가격 등과 같은 세부적인 계약 조건은 딜러들이 책임지고 결정해야하는 그들만의 몫이었다.

이와는 달리 Elpida Memory社가 시도한 경쟁입찰은 실제 구매자와 공급자가 모든 계약조건을 직접 처리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즉 이제 수요처의 특수가스 구매담당자는 계약.구매와 관련한 모든 절차를 파악하고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

물론 당시만해도 Elpida社의 사례는 NEC와 히타치社 등 전혀 다른 구매방법과 절차를 고수하고 있었던 양사가 사업을 합작했기 때문에 발생한 특수상황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NEC와 히타치가 자사와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밖에 없는 Elpida社의 특수가스 구매가격에 관심을 갖고 기존 업체들에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현재 Elpida社를 제외하고도 전자산업체 중에서 히타치와 UMC의 조인트벤처인 Trecenti社와 후지쯔-AMD社가 도입을 완료했고 액정제조업체중에서도 소니와 도요타산업의 조인트벤처인 ST-LCD社, 토시바-마쓰시다산업 등이 경쟁입찰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또한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들도 미쓰미시실리콘, 스미모토금속 등이 도입하는 등 이제 'Elpida 스타일'은 일본 반도체.전자업체들에게 있어서 너무나 당연한 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러한 경쟁입찰의 정착은 특수가스 배송에 있어서도 완전한 변혁을 초래했다.


[핵심 특수가스의 변화]

지난 1993년에서 2001년에 이르기까지 MOS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대 44%에서 최소 27%가량 감소했으며 로직 또는 시스템LSI 반도체 시장의 세력권이 점차 확대됐다.

물론 이 과정속에서 기술혁신으로 인한 초정밀 공정과 고도의 어큐뮬레이터들도 세상에 선보이게됐다.

이러한 기술발전으로 반도체업체들의 특수가스의 사용분야나 시장을 주도하는 특수가스의 종류도 점차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MD RAM관련 시장이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지난 5년간 플라즈마 CVD의 클리닝 가스로 사용되는 NF3와 C2F6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좋은 예일 것이다.

즉 현재 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은 클리닝가스가 가장 주도적인 세력으로 부상했다. 또한 TFT-LCD산업에 있어서도 플라즈마 CVD의 클리닝 가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로직 및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수요증가량이 관련시장의 성장률보다도 높은 상황이다.

물론 SiGe Epi 등 저(低)전도 물질용 유기물질이나 배선(wiring)용 특수가스도 새로운 특수가스 시장으로 기대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메모리 시장과 비교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관련공정 자체가 너무나 다양한데다 최종 생산제품에 미치는 특수가스의 역할이 아직까지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특수가스시장의 미래는 간단히 말해서 향후 일본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제품이 무엇이 되느냐 그리고 얼느정도의 특수가스를 안정적으로 생산할수 있는가에 따라 거의 전적으로 좌우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전체 아시아 시장의 위기 속에서 이미 일본 특수가스 시장은 산업용가스 제조업체와 화학제조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열기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서도 '특수가스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전의 장밋빛 신화는 사라진지 오래이며 아직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일본 밖에서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2002년 09월 0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