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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 상업화 급물살

케이탑 2009. 2. 12. 08:32

바이오연료, 상업화 급물살
김경연 | 2006.03.24

에탄올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연료의 상업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에너지 문제 해결의 실질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바이오연료의 성장은 관련 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몰고 올 전망이다.

 

지구의 허파이자 산소 공급원인 광활한 아마존의 우림을 보유한 나라, 브라질. 브라질이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에너지 독립’을 위한 모델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브라질은 풍부한 사탕수수를 주원료로 에탄올을 생산, 이를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에탄올과 같은 이른바 ‘바이오연료(Biofuel)’를 자동차 연료의 25%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브라질은 자동차용 연료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브라질에서 볼 수 있는 휘발유 자동차의 거의 대부분은 순수 에탄올로도 달릴 수 있는 모델들이다. 브라질은 향후 에탄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에 대비해, 2013년까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연간 340억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최근 들어 고유가 지속과 기후변화협약 발효 등으로 에너지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체 에너지원의 보급 및 상업화가 가속되고 있다.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는 풍력, 수력, 태양광, 원자력 등 다양한 형태가 개발, 보급되고 있다. 이들 중 상업화에 가장 앞서 있는 것이, 자연계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고 환경 오염 물질 배출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바이오연료이다. 특히 에탄올의 경우는 최근 들어 석유, 천연가스, 석탄과 함께 에너지 가격 동향 분석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액세서리 연료’, ‘부띠끄 연료’로 치부되었던 바이오연료가 석유의 수입 의존도 해소와 환경 문제 해결의 실질적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바이오연료의 잠재력, 상업화 움직임 등을 살펴보고, 향후 시장 성장에 따른 몇가지 이슈들을 짚어본다.

 

청정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바이오연료

 
바이오연료의 대표적인 예는 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이며, 환경친화적 특성으로 인해 수송용 연료에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Box 참조). 전세계 수송용 바이오연료 시장은 바이오디젤이 5%(부피 기준) 내외를 차지하고 있을 뿐 현재까지는 바이오에탄올 (이하에서는 에탄올) 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연료는 기존 공급 인프라에 큰 변화를 가하지 않으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고,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도 적게는 30% 이상 많게는 90%까지도 줄일 수 있다. 더구나 최근의 고유가 지속은 가뜩이나 중동산 석유에의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나라들로 하여금 바이오연료 보급 및 지원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 2025년까지 중동산 수입 석유량을 현재의 25%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의 핵심은 에탄올과 같은 바이오연료의 보급 확대로, 미국 정부는 연료 생산 보조금, 관련 연구개발 투자 등 정책적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미국은 석유의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중 20% 가량이 중동산이다. 현재의 수급 추세대로라면 2025년 75%의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3% 미만인 에탄올 사용 비중을 5%까지만 올려도 연간 1억 4천만 배럴의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와이, 온타리오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10% 의무 사용 규정을 내놓았으며,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에탄올 보급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계획, 추진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EU 차원은 물론, 각국 정부에서 바이오연료가 경제뿐 아니라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 어젠다로 급부상하고 있다. EU는 전체 연료에서 바이오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2005년 현재 2% 수준에서 2010년 5.75%로 높일 계획이다. 영국을 비롯하여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의 각국 정부는 보조금 지급, 기업 육성,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바이오디젤과 에탄올의 상업화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유럽의 연료용 에탄올 산업은 현재까지 ‘보조금 산업’의 성격이 짙은 게 사실이다. 에탄올 판매에 따른 마진률이 미국에서는 10~12% 수준인 데 반해 EU에서는 18%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간 보조금 불균형이 글로벌 시장의 형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가의 점진적 상승과 바이오연료의 공급 확대로 충분히 해소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성장 잠재력 보유

 
바이오연료 시장은 과거 인터넷 산업의 성장과 비교될 정도로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먼저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지속적인 문제로 제기될 전망이다. 또한 기존 연료와 손쉽게 병용할 수 있는 특성으로 인해 환경 문제 해결 및 에너지 안보를 위한 각국 정부의 지원 정책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경쟁 제품인 디젤유, 휘발유의 가격이 오르고 있고 이러한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바이오연료는 궁극적 에너지원으로 평가되는 수소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에너지 체계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며, “Game Changer”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 최근 전세계 에탄올 수요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세계 연료용 에탄올 시장은 1980년대 중반 이후 2000년까지 연간 200억 리터 내외를 유지하며 거의 정체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2001년을 시작으로 상황은 달라져, 연평균 20% 가량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05년 현재 390억 리터 규모에 이르렀고, 향후 양호한 성장을 거듭해 2012년이면 현재의 1.7배 수준인 650억 리터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에탄올 수요만 해도 2005년 40억 갤런(약 151억 리터)에서 2012년 75억 갤런(약 280억 리터)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연료 시장에 있어 원료 확보, 생산, 유통 등 인프라의 구축이 가속될 경우 더욱 가파른 성장세도 가능하리라는 예측이다.

 
에탄올의 성장 잠재력이 가시화되자 전세계적으로 에탄올 플랜트 확충 붐이 일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옥수수를 주원료로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국으로 등극한 미국은, 95개의 공장을 통해 연간 34억 갤런을 생산할 수 있다. 대표적 에탄올 생산 기업 중 하나인 VeraSun Energy는 연간 1억 2,000만 갤런을 생산할 수 있는데 24시간 풀가동을 하면서도 주문량을 못 대고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34개의 신규 플랜트가 건설 중에 있으며 150여 개가 신규 및 확충을 계획하고 있어, 조만간 현재의 3배 수준으로 생산능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의 경우도 에탄올 생산능력이 2004년을 전후로 평균 15%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스페인, 프랑스 등의 국가는 에탄올 생산량이 해마다 20% 이상씩 늘고 있다.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과 상업화에 대한 각국의 기대를 엿보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공급 및 소비 인프라 구축 활발

 
바이오연료의 공급과 소비 측면의 인프라 구축이 활발해지고 있다. 닭과 달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선 바이오연료 겸용 자동차(Flexible Fuel Car) 시장의 성장이 수반되어야 원활한 상업화를 기대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을 그대로 대체할 수 있는 디젤 차량과는 달리, 휘발유 자동차는 약간의 엔진 변화가 있어야 고농도의 에탄올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빅3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면서 과거와 달리 바이오연료 겸용 자동차 시장 확대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자동차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 콩기름과 에탄올이 주된 연료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최근의 변화는 흥미롭다. 특히 ‘06년에만 9개 모델, 40만 대의 에탄올(E85: 85%의 에탄올 함유) 겸용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인 GM은, 자사 E85 겸용 자동차의 마케팅을 위해 최근 “Live Green, Go Yellow”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여기서 Green은 환경친화의 이미지를, Yellow는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를 상징한다고 한다). 이들 기업들은 도요타의 프리우스로 대표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공세에 대응하면서 수세에 몰린 상황을 역전시킬 돌파구로써 바이오연료 겸용 자동차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85 겸용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선뵈고 있어 향후 자동차 기업들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 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정부의 주도 하에 자동차 기업은 물론, 에너지 기업까지 가세하면서 연료 인프라 구축이 속도를 얻고 있다. GM은 VeraSun Energy, Shell Oil 등과 협력하여 시카고 도심에만도 26개의 E85 주유소를 열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17만 개 주유소 중 겨우 600곳 미만에서 E85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기업들의 협력으로 E85 주유소가 올해 안에 2,500개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폴크스바겐의 경우 생명공학 기업인 Iogen, 에너지 기업인 Shell 등과 협력하여 에탄올의 생산, 유통, 활용에 이르는 포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수소 에너지에 올인하고 있는 ExxonMobil을 제외한, BP, Chevron, Shell, ENI 등 석유 메이저 기업들은 풍력, 태양광을 비롯하여 바이오연료까지 다양한 대체 에너지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바이오연료의 확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료 확보와 생산이 관건

 
최종 소비자의 환경 및 바이오연료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연료 유통과 소비 측면의 시장 환경 변화는 바이오연료의 상업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바이오연료의 공급 문제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경쟁적인 에탄올 공급 능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요 초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 여름 에탄올 수요 충족도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내년이면 현재 수준의 30% 이상으로 에탄올 가격이 높아지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원료의 충분한 확보가 핵심 이슈라는 것이다. 원료의 수급이 옥수수, 사탕수수, 콩 등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작물의 재배 면적과 지역별 작황에 따라 해마다 달라져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품종 개량을 통한 에너지 작물의 생산성 향상에 많은 기업과 정부의 연구개발 노력이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제한으로 재배 면적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으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게다가 재배 면적의 확대는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생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곡물의 전분이 아닌 목재 부산물이나 잡초, 풀 등에 풍부한 셀룰로오스로부터 에탄올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그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셀룰로오스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Iogen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각종 농업 부산물로부터 연간 약 500억 갤런의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바이오연료 시장에서 곡물 가공 기업이나 에탄올 생산 기업, 종자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이오연료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생산 및 유통을 효과적으로 접목시키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국내도 도입 확대 필요

 
지난 1월, 우리나라 정부도 에탄올 등 바이오연료 보급 계획을 발표하였다. 석유 대체 연료의 확대를 통해 에너지원 다변화는 물론 관련 인프라 구축 및 기술 개발을 촉진시키겠다는 의도다. 이미 4대 정유회사도 정부와 자율 협약을 맺어, 오는 7월부터 5%의 바이오디젤을 함유한 자동차 연료를 보급하기로 하였다. 다소 늦은 감이 있으나 국내 바이오연료 시장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이미 이러한 변화로 인해 바이오연료의 기술 개발 및 생산, 유통과 관련된 몇몇 국내 기업들의 행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막대한 성장 잠재력 및 파급 효과를 가진 바이오연료 시장을 간과하고서는 에너지 문제 해결을 생각할 수 없으리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 강화와 더불어 기업들도 자사의 상황에 맞게 바이오연료의 생산에서 유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영역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 에탄올 생산 기술 개발, 글로벌 경작지 확보, 바이오매스 확보와 같은 원료 선점 및 유통, 바이오연료의 생산 및 공급, 직간접적인 투자 등 참여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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